스탕달의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1830)』은 복고왕정기(나폴레옹 몰락 이후의 프랑스)라는 혼탁한 시대를 배경으로, 미천한 목수의 아들 줄리앙 소렐이 출세와 자아를 동시에 갈망하다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심리소설의 문법으로 정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스탕달은 낭만주의적 격정과 사실주의적 관찰을 교차시키며, 개인의 욕망이 사회적 위선과 충돌할 때 드러나는 균열을 해부하듯 보여줍니다. ‘적’은 군인의 피와 열정을, ‘흑’은 성직자의 의복과 권위를 상징합니다. 줄리앙이 택할 수 있었던 두 사회적 사다리—군대와 교회—를 가리키면서, 뜨거운 욕망과 차가운 계산, 낭만과 현실이라는 내적 양극을 비유합니다.이야기는 크게 1부(베리에르·브장송)와 2부(파리)로 나뉘며, 각 부는 줄리앙 소렐..